시드니 여행 5일차 (2026.02.19)

2026. 5. 6. 00:56여행

나에게는 타이항공 객실승무원 친구가 있다.

작년에 9월, 방콕 아난타라 시암 호텔의 바에서 술을 마시다가 만났다.

 

프안은 한국 화장품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데, 어느 정도냐면 인플루언서들의 공구를 번역기까지 돌려가면서 구매하신다.

그런데 간혹 공구 물품들이 국제 배송이 안 되다 보니, 나를 배송대행지로 쓰고 있다.

 

또 태국에서는 발매가 안 되는 의류들을 나를 통해 구매하시기도 하신다.

그래서 나는 얘가 수시로 주문하는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주로 다이어트 식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얘가 한국행 비행이 있을 때마다 가져다 드리는데, 최근에는 지 친구들것까지 같이 주문하는 통에 양이 많아져서 들고 갈 때마다 화가 치솟는다.

 

프안은 또 이런 부분에서는 기가 막히게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 내가 시드니에 간다고 하니 마침 본인도 시드니 비행이 잡혀 있다며 본인이 올인클루시브 대접을 해드리겠다고 하신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프안을 만난다.

 

 

꼭 브런치를 드셔야 되겠다고 하셔서 꼭두 새벽부터 여름언덕에서 시드니트레인을 탄다.

시드니 & 브리즈번에만 취항하는 대한항공과 달리 타이항공은 호주에만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퍼스 4개의 취항지가 있고, 시드니 노선은 심지어 2 데일리로 운항한다.

 

당연히 프안은 매달 최소 두 번씩 호주에 방문하시기 때문에, 그녀가 새벽부터 브런치를 먹어야 된다고 하면 그냥 그런 줄 알고 따라간다.

 

 

킹스크로스 역에서 프안을 만났다.

어디 대단한 맛집이 있어서 여기로 부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본인 호텔 앞이다.

 

프안은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가 "그럼 맛집은 아니고 너네 호텔 가까운 곳 가는거야?"라고 물어보니 또 기가 막히게 눈치를 까고 "여기가 태국인들은 몰라서 거의 안 가는 맛집인데 호주인들 사이에서는 엄청 유명한 곳이다."라며 설득을 한다.

 

로컬에게만 유명한 집이라니 급 기분이 좋아져서 프안을 열심히 따라갔다.

가는 길에 달링허스트도 구경하면서 갔다.

 


빌즈 달링허스트점

 

아......

이거 우리 회사 옆에 역삼에도 있는데......

 

차마 말은 못했다.

우리가 파트너님들께 복수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 빌즈 역삼점이라는 것을 그녀가 알 방법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역삼점과는 달리 달링허스트점은 대형 16인용 테이블 하나와 4인용 테이블 4개 그리고 2인용 테이블이 4개가 있을 뿐이다.

내부에는 그녀의 설명과 같이 호주인들과 일본인들 밖에 없었다.

 

프안은 음식을 새모이만큼 먹는다.

그래서 메뉴는 2개가 최대이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온 이상 무조건 핫케이크를 주문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김로사 회계사(가명)를 저버리는 일임이 분명하였다. 

 

two poached, soft boiled or sunny eggs and toasted iggy's sourdough

 

그래서 일단 플랫화이트 두 잔과 사워도우 토스트를 주문했다.

점원이 핫케이크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고 하였다.

 

나는 기다리겠노라고 하였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ricotta hotcakes, banana and honeycomb butter


마침내 그것이 나왔다.

안 익은 밀가루 반죽 덩어리에 메이플 시럽을 뿌려먹는 맛이다.

 

특별히 맛이나 향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안 익은 두꺼운 밀가루 반죽일 뿐이다.

하지만 이로서 나는 김로사 회계사(가명)님께 내가 그곳에 다녀왔다고, 그곳에서도 핫케이크는 안 익은 두꺼운 반죽 덩어리였다고 전할 수 있게 되었다.

 

 

빌즈에서 브런치를 마친 후 슬슬 다시 킹스크로스 역으로 걸어서 돌아간다.

그동안 다녀온 곳을 나열하고, 안 가본 곳을 자기가 구경시켜 준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쭉 나열했더니, 본인은 타롱가 동물원에 안 가봤다며 그곳에 가자고 하신다.

아니 구경시켜 준다며...... ^^;;;

 

 

달링허스트는 시내에서 한 정거장이라 시내가 이렇게 잘 보인다.

 


서큘러키에 도착하여서 내가 아이스크림을 대접하겠다고 하였다.

요 며칠 서큘러키를 돌아다닐 때마다 사방에 젤라토 집들이 있는 것을 보았다.

 

마침 홍주희 회계사(가명)의 남자친구분께서 이곳을 추천하셨던 게 기억이 나서 방문했다.

 


어떤 게 맛있는지 몰라서, 내가 홍대 젤라띠젤라띠에서 자주 시켜 먹는 피스타치오 맛으로 골랐다.

맛은 평범했다.

 

 

타롱가 동물원은 바다 반대편에 있다.

시내버스로 갈 수도 있지만, 배로 가면 서큘러키에서 15분이면 닿기 때문에 배로 간다.

 

 

타롱가 동물원은 F2 노선이 가는데, 이것도 맨리 가는 F1처럼 30분마다 다닌다.

 

 

서큘러키를 출발한다.

 

 

시드니에 오시면 페리를 자주 타보시라 권하고 싶다.

페리를 타면 정말 구경할 게 많다.

 

 

날씨가 좋아서 오페라하우스도 찍어봤다.

오른쪽으로는 KPMG 호주법인 오피스도 보인다.

 

 

배 타고 가니 귀신 같이 시드니 시내 날씨가 안 좋아진다.

2월이 늦여름이라 날씨가 오락가락 하나보다.

 

 

페리에서 내리면 바로 타롱가 동물원 후문이 있지만, 시내버스를 타고 1 정거장을 와서 정문으로 왔다.

정문은 고지대에 있고, 후문은 저지대에 있어서 후문에서 시작하면 계속 등산해야 된다고 한다. ㅎㅎ

 

 

호주인데 캥거루가 아니고 산양을 한 이유가 뭘지?

 

 

아래쪽이 정문이고, 위쪽이 페리 정거장이 있는 후문이다.

볼 게 정말 많지만, 보통 호주 동물들 + 기린을 본다.

 

 

호주 동물들은 많아서 그런지 그냥 동물원 안에 풀어놨다. ㅋㅋㅋㅋㅋ

캥거루가 더위 먹었는지 저렇게 가만히 서 있다.

 

 

에뮤도 돌아다닌다.

캥거루랑 안 싸우는 게 신기.

 

 

뭔지 모르겠는 캥거루 친구.

 

 

캥거루들은 생각보다 사람들 곁에 안 다가가고, 에뮤들만 사람들한테 시비 거느라 바쁘다.

 

 

뭔 호주 두더지라고 한다.

 

 

길거루들은 차에 치이고 사는 게 팍팍하던데, 얘들은 팔자가 아주 좋다.

 

 

코알라들은 전부 자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안 떨어지고 자는 건지 신기

 

 

이 녀석은 중국인 관광객이 소리 지르며 뭘 집어던져서 깼다.

그 모습을 본 프안은 굉장히 분개해하며, 본인도 중국행 비행이 승객들 때문에 제일 힘들다며 코알라와 정서적 공감을 형성하였다.

 

그런데 그 중국인 덕분에 눈 뜬 코알라도 보고...... ㅋㅋㅋㅋㅋ

 

 

호주산 쥐

 

 

오리너구리는 진짜 어찌나 빠른지 사진 찍기가 정말 힘들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 습기가 맺힌 유리 수조 안에 있어서 초점 잡기도 어렵다.

 

더 밝은 렌즈를 사야 되나...... ㅋㅋㅋㅋㅋ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눈뜨고 자는 중 

 

 

호주 동물들을 다 보고 나면 다른 대륙의 동물들도 있다.

래서판다도 있다.

 

 

저어새라고 하나? 동물원에 있어서 여기에서 키우는 건지, 아니면 그냥 관람객 자격으로 오신 건지 구분이 안 간다.

 

 

학부에서 과학사(科學史) 수업에서 옛날 학자들이 고릴라나 침팬지 같은 유인원들을 보고 골상학을 발달시켰다는 얘기를 들은 거 같은데, 진짜 사람 같이 생겨서 그럴 법도 하다.

 

 

타롱가 동물원 하면 이 기린 사육장이 제일 유명하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기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기린에게 공격당하기 약 5초 전

 

 

타롱가 동물원에서 나와서 시내로 돌아왔다.

페리는 막차가 끊겨서 버스를 타고 나왔더니 30분이나 걸렸다.

 

그래도 환승 없이 바로 오는 버스가 있어서 다행이다.

 

 

둘 다 오래 걸어서 피곤해서 저녁은 간단하게 피자를 먹기로 했다.

Sal's New York Pizza라고 뉴욕에서 유명한 피자집이라고 한다.

 

뉴욕에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타이항공은 미국 노선이 없어서 프안도 모른단다.

 

 

왠지 저 동글동글한 것 안에 피자 소스가 들어있을 것 같아서 참 맛나 보였다.

 

 

하지만 그냥 밀가루 떡이었다. ^^

피자는 뉴욕 스타일이어서 맛있었다.

 

 

피자를 먹고 나와서 프안이 뭔 비타민을 사러 가자고 난리를 쳐서 QVB까지 걷기 시작했다.

 

 

QVB의 모습.

 

뭔 스위스에서 온 비타민인데, 호주에서 사면 반값이라면서 겁나 사재기를 하셨다.

Swiss도 아니고 Suisse도 아니고  브랜드 명이 Swisse인게 뭔가 꺼림칙해서 나는 안 샀다.

 

 

그리고 프안의 쇼핑 짐꾼을 두어 시간 더 하다가 헤어지고 서로 숙소로 돌아갔다.

내가 4월에 방콕에 가기로 했는데, 그때는 본인이 시골에 있는 본가로 가기 때문에 못 만나지만 본인 친구들을 통해 본인이 주문한 물건들을 전해달라며 신신당부를 하시면서 돌아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