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6. 00:19ㆍ여행
시드니 여행 3일 차다.
오늘은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에 갈 예정인데, 이번 시드니 여행에서 유일하게 계획한 일정이다.

시드니 트레인스라는 이름으로 운행하는 철도 서비스에는 T1~T9의 도시철도 노선 외에도 5개의 광역철도 노선이 있다.
어차피 거의 똑같은 열차로 운행하고 탑승하는 방법도 동일해서 나누는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나눠져 있다.
블루 마운틴으로 가는 노선은 Blue Mountain Line 밖에 없는데, 약자로 BMT로 표시한다.
BMT의 모든 열차는 센트럴 역에서 출발하는데, 나는 여름동산에서 가장 가까운 정차역인 스트라스필드로 왔다.

BMT로 센트럴에서 블루 마운틴이 있는 카툼바(Katoomba) 역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BMT 열차는 일반 시드니 트레인즈 열차와 거의 동일하게 생겼는데, 콘센트가 있는 점이 하나 다르다.
USB-C와 호주 콘센트를 지원한다.
참고로 BMT를 운행하는 D세트 열차들은 모두 현대로템 차량이라고 한다.

2시간을 달려간다.
호주는 땅이 넓어서 빈 땅이 많다.

2시간 만에 카툼바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많은 비둘기들이 있다.

카툼바 역에서부터 블루 마운틴 까지는 걸어간다.
다들 열차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던데, 나는 일단 브런치가 먹고 싶어서 시내를 구경한다.

70~80년대 호주는 카툼바처럼 생겼을 것 같다.

이제는 기념품 가게가 되어버린 카툼바 우체국.
옛날 호주 정부는 돈이 많았나 보다.
우체국을 이렇게 이쁘게 지었네.

은근히 문을 연 집이 별로 없어서 아무 데나 열린 곳으로 들어왔다.
Little Paris Cafe라고 일본인 아주머니 두 분이서 하는 집이었다.
뭔가 한 분은 고바야시 사토미를 닮으셨다.

플랫 화이트와 프랜치 토스트를 주문했다.
커피는 나름 맛있었는데, 프랜치 토스트는......
카페는 주로 관광객들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많이 방문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면서 안부를 묻는 게 정겨웠다.

브런치를 먹고 다시 블루 마운틴으로 향한다.
호주는 비둘기도 Slow 하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이쁜 표지판

우체통에 No Standing이라고 쓰여있다.
뭔 뜻일까?

블루 마운틴으로 가는 길에는 가정집들이 늘어서 있다.
빈 땅이 많은데도 작은 집들 위주다.

이 동네는 양철 지붕이 국룰인가 보다.

쥐라기 공원에 나올 것 같이 생긴 호주 나무들.

산속인데 오리들이 있다.

30여분을 걸어오니 블루 마운틴이 보이기 시작한다.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 도착하였다.
블루 마운틴에서 가장 유명한 포인트다.

에코 포인트는 이 광경이 가장 유명하다.
왼쪽 하단에 있는 바위 세 개가 '세 자매 봉(Three sisters)'인데, 이 바위가 블루 마운틴에서 가장 유명하다.

바위가 잘 나오게 찍으면 이렇다.
약간 나무가 많은 그랜드 캐년 느낌이다.
나무가 경관을 가려서 좀 덜 유명한 거 같다. ㅎㅎ

'세 자매 봉' 방향으로 간다.
목표는 루라 폭포(Leura falls)다.

10분도 채 안 돼서 세 자매 봉에 도달했다.
세 자매 봉에 올라갈 수는 없지만, 아주 가까이에서 돌을 구경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이 이후로는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

여기가 호렙산인가 싶었던 나무.
불타는 것처럼 보였다.
나도 모세처럼 사람들을 이끌고 어디로 도망가야 될 것 같은 느낌.

이상하게 멀리 있는 것들이 파란색으로 보인다.
그래서 블루 마운틴인가?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나오는 기름이 더운 날에는 휘발되면서 대기를 푸른색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한다.
신기하다.

등산로는 계속 이렇게 생겼다.
경사는 없고 쭉 평지다.

이런 나무들이 계속 나오는데, 반들반들하다.
챗GPT에게 물어보니 유칼립투스 나무라고 한다.

애기 나뭇잎

누가 바위에 대한민국 국세청(National Tax Service, "NTS")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놨다.


국세청 로고를 보고 있는데, 뒤에 인기척이 느껴져서 봤더니 거대한 도마뱀이 지나가고 있다.
마치 방콕 시내의 도마뱀들처럼 사람이 익숙한지 그냥 제 갈 길 잘 찾아갔다.

뜬금없이 나무 위에 설리가 있다.

날씨가 좋아서 멀리까지 잘 보였다.

계속 배경으로 보이는 저쪽은 협곡의 반대편이 아니라 솔리테어 산(Mount Solitary)이다.
원래는 저 산을 오르는 게 목표였는데, 산사태로 등산로가 폐쇄되었다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호주 산불로 난리였는데, 올해는 산사태가 날 정도로 비가 왔다니 다행이라 해야 되나......

목적지인 루라 폭포가 보인다.
어쩜 저렇게 생긴 폭포가 다 있나 모르겠다.
보통 폭포들은 오목 할 텐데, 여기는 볼록 하다.

반대편에서 폭포를 제대로 보기 위해 계속 간다.

루라 폭포의 상류에는 이렇게 작은 폭포도 있다.
이 물이 루라 폭포로 내려간다.

반대편에 있는 Tarpeian Rock 전망대에서 찍은 루라 폭포의 모습.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서 고든 폭포까지 보러 간다.

여기까지 오니 솔리테어 산에 가려진 뒷부분도 보인다.
솔리테어 산에 올라갔으면 사방이 거대한 협곡으로 둘러싸인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

바위 위에 작은 관목이 붙어서 자라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계단이 나왔다.

돌이 쌓여있는 것 같이 생긴 바위

고든 폭포(Gordon falls)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 날에 비가 와서 그나마 이 정도 물이 있다고 한다.

옆에 작은 폭포가 하나 더 있다.

마지막으로 공원 밖으로 나가면서 사진을 한 번 더 찍어본다.
다음에는 꼭 솔리테어 산에 올라가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솔리테어 산으로 가는 등산로는 협곡 바닥으로도 내려가니 재미있을 것 같다.

고든 폭포 출입구로 나오자마자 노점상이 있길래 소다를 하나 샀다.
레몬맛 밖에 없다고 해서 레몬맛으로 골랐다.

고든 폭포에서 가장 가까운 시드니 트레인즈 역은 루라(Leura) 역이다.
1시간에 한 번씩 시내버스가 다니는데, 레모네이드 마시고 나니 잠시 후 도착이라 깨끗하게 포기하고 걸어간다.

나무 색깔이 그라데이션이다.

길가에 5달러가 떨어져 있다.

일본 가나가와현에 고우라라는 마을에도 이런 집들 사이 좁은 길이 있다.

루라 우체국은 부동산 중개 사무소가 되었다.
루라 역 앞은 카툼바보다 훨씬 건물들도 깨끗하고 아기자기하다.
뭔가 더 교외 아웃렛 같은 느낌. ㅋㅋㅋㅋㅋ

루라 역에 도착했다.

올 때와 똑같이 BMT 열차를 타고 시드니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바로 센트럴역까지 왔다.
시드니 시내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그릴드(grill'd)는 호주 로컬 햄버거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5시 반쯤 들어갔더니 자리가 많았다.
직원들이 자리 안내도 하고, 서빙도 해서 일반적인 프랜차이즈보다는 좀 더 서비스를 해준다.

가장 기본 메뉴인 simply grill'd 버거와 famous grill'd chips를 주문했다.
소스는 가장 인기 있다는 허브 마요네즈로 시켰고, 맥주는 호주 1위 맥주라는 그레이트 노던(Great northern)으로 주문했다.
햄버거는 생각보다 육즙 없이 건조하게 구워져서 별로였다.
감자튀김은 속이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좋았는데, 위에 뿌린 굵은소금이 너무 짜서 거의 마요네즈로 씻어 먹었다.
그레이트 노던은 미국 버드와이저 맛이다.
탄산수 맛이라는 소리다.
등산해서 피곤한데, 햄버거도 맛이 없어서 바로 숙소로 돌아가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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